월-E, 말은 없는데 마음은 있었다
사실 기대 없이 봤다. 그냥 로봇 나오는 애니메이션이겠거니 했다. 근데 이게... 이상하게 따뜻했다. 보고 나서 아무 말도 못 했다. 가만히 앉아 있었던 것 같다.
그 조그맣고 낡은 로봇 하나가 세상을 바꿨다. 내 마음도, 그날 하루도. 와 진짜 대박이었다... 아니 뭐랄까, 그냥 로봇 영화 보는데 눈물났어... 어이없었음. 영화관에서 콜라 마시다가 그냥 멈칫했다. 막 속으로 '헐 이거 뭐지' 이랬다.
배경
세상이 쓰레기로 가득 찼다. 사람들은 도망쳤다. 지구를 버리고. 누구도 남지 않은 땅에 로봇 하나 남았다. 월-E. 발음도 웃긴데, 걔 이름이다.
이 로봇은 매일 쓰레기 압축하면서 살아간다. 혼자서. 아무 말도 없이. 근데 이상하게 쓸쓸하지 않다. 되려 따뜻했다. 묘하게 말이다.
낡은 VHS 테이프를 틀어놓고 영화도 보고, 녹슨 포크를 모으고, 신기한 물건들을 박스에 넣는다. 완전 철 없는 애 같다. 근데 귀엽다. 이상하게.
그게 나 같아서 그랬던 걸까. 괜히 혼자 있는 날 생각났다. 누구랑 말도 안 하고, 그냥 이어폰 꽂고… 그런 날 있잖아. 쓰레기 더미 사이에서 월-E 혼자 성실하게 일하는 장면... 뭔가 꾸역꾸역 사는 내 모습 같았음ㅋㅋ 매일 같은 일상이지만 그래도 뭔가 의미를 찾으려 했던 것 같고. 아무도 안 보는데 일하는 로봇이 왜 귀여워... 근데 그 모습이 귀여웠음. 혼자 영화 보면서 낄낄대는 모습도 웃겼고.
스토리
어느 날 하늘이 열렸다. 새하얀 로봇이 내려왔다. '이브'라는 이름이었다. 딱 봐도 다르다. 성능도, 생김새도, 분위기도. 근데 월-E는 첫눈에 반했다.
괜히 옆에서 들러붙는다. 말도 못 하면서 보물 보여주고, 따라다니고. 그 모습이 너무 순수하다. 안쓰럽고, 귀엽고, 좀 짠하다.
그러다 월-E가 조그만 식물 하나를 꺼낸다. 그게 지구의 마지막 희망이란다. 이브는 그걸 갖고 갑자기 꺼진다. 그리고 우주선이 와서 데려가고, 월-E는 그 뒤를 따라간다. 그냥, 따라간다. 이유도 없이. 마음이 끌려서.
거기서부터는 진짜 모험이다. 우주에 가고, 사람들과 만나고, 진짜 별난 일들 겪는다. 근데 중간중간에 월-E는 계속 이브만 본다. 눈빛에서 다 보였다. 걘 그냥, 좋아하는 거다. 와 진짜 이브 처음 나타났을 때 월-E 반응 개웃겼음ㅋㅋ 숨었다가 훔쳐보는 모습이 나도 모르게 빵 터짐. 처음 보는 다른 로봇이니까 경계해야 되는데 바로 반해버림ㅋㅋ 첫눈에 반했다는게 이런거구나 싶었음. 근데 완전 썸 타는 느낌! 쟤가 날 좋아할까? 이런 거.
하이라이트
제일 기억에 남는 장면은 우주에서 둘이 춤추는 그 장면이다. 말도 없다. 근데 그게 다였다. 소화기 분사로 빙글빙글 도는 월-E. 그 옆에서 부드럽게 돌고 있는 이브. 음악은 흐르고, 대사는 없고.
근데 이상하게, 마음이 찡했다. 그게 사랑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 없이도 통하는 거. 진짜 그런 순간이 있다. 사람 사이에도.
월-E가 기억 잃는 장면도 그렇다. 내가 그 장면 보고 속으로 외쳤다. "제발 돌아와라." 그때 이브가 손잡아준다. 그리고 월-E가 다시 눈 뜬다. 이유는 없다. 근데 그 손길 때문인 것 같았다.
말이 필요 없는 순간이라는 게 진짜 있긴 하다. 헐... 그 장면 생각하니까 또 울컥함 ㅠㅠ 빙글빙글 돌면서 손 잡는 모습이... 아 설마 로봇 보고 우는 내가 바보인가ㅋㅋㅋ 근데 진짜 부럽더라. 별들 반짝이는 공간에서 둘이서만 춤추는 그 장면... 그 때 왜 애들인데도 영화관에서 막 울면서 킥킥대는거 있음. 나도 그랬어 진짜. 막 가슴이 두근대는 느낌?
느낀 점
영화 보고 나서 방 정리를 했다. 진짜다. 괜히 정리하고 싶어졌다. 내가 뭘 버리고 살았는지, 뭐가 남아 있는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는 환경 이야기다. 근데 또 사랑 이야기고, 외로움 이야기다. 사람보다 더 사람 같은 로봇이 주는 이야기다.
혼자였던 월-E는 이브를 만나서 변했다. 그게 꼭 누구랑 연애해서 변하는 게 아니라, 마음을 열게 되는 거다. 말 없이도.
진짜 좋은 영화다. 가끔, 소리 없는 영화가 더 시끄럽게 느껴질 때가 있다. 월-E가 딱 그랬다. 보고 나서 조용히 울컥하는, 그런 영화다. 아 근데 영화 보고 방 정리하다가 옛날 물건들 나오니까 왜 막 울컥함??? 내 물건들 중에 언제 샀는지도 기억 안 나는 것들이 있더라. 근데 버리기는 또 아깝고. 막 그런 것들 있잖아. 월-E처럼 쓸모없어 보여도 의미가 담긴 거? 그래서 거의 다 못 버리고 정리만 했음ㅋㅋㅋ 아 근데 진짜 좋은 영화다 재밌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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